남자프로농구에선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토종 슈터들의 공격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오리온 문태종은 “슈터들이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다”면서도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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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슈터들은 아예 수비수로 전락
문태종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남자프로농구에선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2명의 동시출전(2·3쿼터)을 허용하면서 각 팀의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 덕에 평균 득점은 전체적으로 상승했지만, 국내선수들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득점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선수는 KGC 이정현(평균 17.13점), SK 김선형(평균 15.00점), KGC 오세근(평균 14.60점) 등 3명뿐이다.
그나마 이정현과 김선형은 팀에서 주도적으로 볼을 잡고 플레이하는 선수들이지만, 볼 없는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노리는 슈터들은 경기를 뛰는 재미를 잃어가고 있다.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A팀의 한 슈터는 “외국인선수 대부분이 볼을 잡고 해결하는 경향이 많다. 작년까지는 한 쿼터에 3∼4개 정도는 쐈는데, 올 시즌에는 한 쿼터에 슛 한 번 던지지 못한 적도 있다. 다른 팀 슈터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수비나 리바운드 쪽에 더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잘하는 것을 할 때 슈터의 강점이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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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에 유럽무대에서 정상급 슈터로 이름을 날린 문태종(41·오리온)은 “국내프로농구가 유럽에 비해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슈터들이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다. 올 시즌부터는 벤치에서 몸을 풀지도 못해 감각을 찾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슈터의 운명이다.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며 슈터의 비애를 털어놓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