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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새누리 시대적 역할 끝났다”

입력 | 2016-11-22 03:00:00

[탄핵 정국]“친박, 권력에 순응 버릇 못 버려
석고대죄해야 할 靑 되레 파렴치… 野도 사심 버리고 새 총리 합의를”





 “새누리당의 시대적 역할은 끝났다. 보수를 자칭(自稱)하지만 수구 세력일 뿐이다. 빨리 산업화 통치 모델을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유력 대선주자 ‘책사’ 역할을 했고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저서를 냈던 그는 최근까지 경기도 도민교육 프로그램인 ‘지무크’ 추진단장을 맡아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돕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민주화 이후 30년간 산업화 통치 모델, 즉 박정희 모델을 청산하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민주화 지도자’임은 틀림없지만 ‘민주적 지도자’는 아니었다”며 “이들도 재임 당시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답습해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통치 방식은 박근혜 정부에서 절정에 달했고, 그 적폐와 모순이 이번에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전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청와대의 강경 대응을 두고 “온갖 혐의를 받는 것만으로도 대통령이 석고대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파렴치할 수 있느냐”며 “박 대통령이 빈말이라도 ‘나를 도운 사람들의 잘못은 모두 내게 있다’고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은 권력의 크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권력의 크기만 따지면 영국 총리가 더 클 수도 있다”며 “문제는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인데, 박 대통령은 삼권분립이나 공화주의의 개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가 비주류를 향해 ‘해당행위’ ‘패륜행위’라고 지적한 데 대해 “국민의 편에 서는 게 어떻게 패륜이냐. 역사의식과 정치적 신념은 없고, 권력에 순응해 안주하는 버릇만 남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00만 국민이 요구한다고 하야를 하면 앞으로 모든 대통령이 하야할 것’이라는 일부 보수층의 반발에 “시민들이 아무 때나 모여 하야를 요구하느냐. 그런 주장이야말로 국민을 모욕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야권을 향해서도 “헌정 위기의 극복 주체는 주권자다. 다만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국회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는데도 (야권은)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좀처럼 국정을 수습하지 못했다. 그래놓고 촛불시위에 나가 앉아 있는 게 정상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빨리 총리를 바꾸고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여야 간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사심과 욕심을 버려야 길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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