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정○○를 만났다, 굿판을 벌였다, 프로포폴을 맞아 잠에 취했다,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은 괴담이라는 것을 청와대는 강조하고 싶겠지만 국민으로선 박 대통령이 그날 관저에 있으면서 사실상 재택근무를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탄 대형 여객선에 사고가 났다는 YTN 첫 보도가 나온 것이 오전 9시 19분인데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를 받은 시간이 오전 9시 53분이다. 관리상황실(지하벙커)로 달려가 구조대책을 논의해도 부족할 판에 박 대통령은 이후에도 서면보고와 유선보고만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그 긴박했던 시간에 출근 않고 뭘 했는가” 물은 것도 당연하다.
▷박 대통령은 오후 3시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 지시를 내리고도 오후 5시 15분에야 도착해선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우문(愚問)을 던졌다. 그러고는 ‘칼퇴근’했는지 이후 서면보고만 달랑 세 번이다. 476명 중 304명이 꽃다운 목숨을 잃을 때 대통령이 재택근무를 할 정도라면 집권 4년 동안 본관 집무실에서 근무한 날은 며칠이나 될까.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