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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에 넘어진 도둑 사망, 뒤쫓던 집주인 처벌 위기…네티즌 반발

입력 | 2016-11-16 15:07:00


집에 침입한 도둑을 쫓던 집주인이 처벌 받을 위기에 처했다. 도둑이 달아나다가 빗길에 넘어져 사망했기 때문이다.

15일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은 “중국 검찰이 빗길에 넘어져 사망한 도둑의 뒤를 쫓던 집주인을 기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젠(福建)성 장저우(漳州) 시에 사는 란모 씨(51)는 사건이 일어난 날 오후 4시 경 낮잠을 자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깼다.  그는 집에 몰래 침입한 도둑 천모 씨(57)를 발견하고 뒤쫓기 시작했다.
 
당시 장저우 시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란 씨는 추적 끝에 동네 골목에서 도둑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런데 도둑은 소매를 뿌리치고 달아나려다가 미끄러지면서 땅에 넘어졌고,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검찰은 란 씨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고 봤다. 란 씨가 도둑과의 접촉이 있었으므로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저우 장푸(漳浦) 현 인민검찰원은 “란 씨의 결백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 13일 검찰이 란 씨를 과실치사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거센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많은 네티즌들은 “도둑의 생명을 존중해 그냥 도망가게 놔둬야 하느냐.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건을 비판한 중국 언론들 삽화



시나닷컴은 공식웨이보를 통해 이 주제로 설문조사를 벌였고, 참여한 네티즌 약 8만명 중 70% 가량이 “처벌하면 안된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그러나 언론에 “아직 사건을 조사하는 중”이라며 “공식적으로 어떤 결정도 내린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민망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간에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이 정의롭게 행동하는것을 꺼려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