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0대 후반에야 FA 첫 자격… 특급선수 많지 않아 몸값 고공행진 美매체 “선수 희망금액 88%서 계약” 프로야구 거액 영입 성공은 극소수… 작년 큰손 한화 ‘승자의 저주’ 시달려
○ FA는 비적정가가 적정가
처음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0대 후반이다. 문제는 30세를 눈앞에 둘 때까지 절정의 기량을 이어 가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수준급 FA의 몸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선수들도 처음 액수를 제시한 구단보다 더 높은 액수를 부르는 구단을 찾게 된다. 이 때문에 FA 몸값은 ‘도저히 이 액수로는 살 수 없다’고 구단들이 포기할 때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1억 달러(약 1174억 원) 계약을 맺고 싶다”라고 밝힌 아롤디스 차프만(29·시카고 컵스)의 발언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그는 단 하나뿐인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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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에게 연봉은 단순한 수입 개념을 넘어 자신의 가치에 대한 반영이기도 하다. 최형우(33·삼성)가 4년 전 “120억 원 몸값의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SPN의 분석에 최형우의 발언을 대입해 보면 그와 계약하기를 희망하는 국내 구단은 몸값으로 105억 원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 돈값 못 하는 대형 FA
FA 시장에는 ‘승자의 저주’라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FA가 몸값을 못 하거나, 과도한 지출로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처럼 대형 FA 영입은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투자다. 실제 지난해 스토브리그의 ‘큰손’이었던 한화는 승자의 저주를 뼈저리게 겪었다.
이제껏 초대형 계약을 한 선수 중 ‘잘 샀다’는 평가를 듣는 건 두산 장원준(31) 등 손에 꼽을 정도다. 4년 총액 84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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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위험은 ‘나이’다. 구단들은 대형 FA들이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길 바라지만 선수들의 노화 곡선은 제각각이다. FA 계약 시기는 대체적으로 선수의 신체적 능력이 극대화되는 시기(약 27세) 이후다. 이 때문에 FA 계약 이후 부상으로 몇 경기 못 뛰는 선수도, 최악의 경우 급격한 기량 저하를 보이는 선수도 있다.
고액 계약이 팀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도 수십 배 많은 연봉을 받는 FA들을 보며 팀 동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