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쥐락펴락,
차이나머니의 함정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 작품들은 사실 모두 기획 단계부터
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한국 문화계에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졌다는 증거들인데요.
문화계 곳곳으로 파고든 중국 자본은
'2016년 한류'를 쥐락펴락 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
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죠.
중국의 입김에 자유롭지 않은 자본구조아래
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
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한 제작을 시작합니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
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모두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죠.
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한 방송국 PD
중국 취향이 아닌 작품들은 방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탄탄한 스토리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 작가 A 씨의 드라마도
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가 없다는 이유로 최종 편성이 보류됐죠.
엔터테인먼트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 투자 규모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져 있죠.
중국 자본의 유입은 전방위적입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게임, 캐릭터 분야에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죠.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이 잦은 반면 국내에선 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졌죠.
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
-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
중국이 한국 문화계에 투자를 늘리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가 늘어야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주객이 전도돼 한류를 이끄는 주최가 중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
-한 연예기획사 이사
원본: 정양환 기자·임희윤 기자·장선희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