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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밖서도 빛나는 발레리노 형제

입력 | 2016-10-24 03:00:00

형은 영상으로… 동생은 사진으로…




국립발레단에서 한 무대에 서고 있는 형 김경식 씨(오른쪽)와 동생 윤식 씨는 언젠가 영상과 사진 작업에서도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발레는 프로지만 아직 사진과 영상에 대해서는 프로가 아니에요. 공부를 좀 더 해서 시간이 흘러 각자의 색깔이 확실히 정해진다면 공동 작업도 해볼 수 있겠죠.”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재능이 정말 많은 형제예요.”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4)은 지난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발레단의 형제 무용수에게 부러움을 나타냈다. 김기민은 5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은 세계 최고 무용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부럽다고 밝힌 형제는 도대체 누구일까?

김경식 씨가 직접 촬영한 홍보영상인 ‘블랙 스테이지’(위)와 발레리노 프리드먼 포겔(아래)을 찍은 김윤식 씨의 사진. 김윤식 씨 제공

 국립발레단의 김경식(30) 윤식(26) 형제는 무용수들 사이에서 발레 실력은 물론이고 특별한 재능으로 유명하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11월 3∼6일) 연습에 한창인 발레리노 형제를 만났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형제는 초중고교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다. 두 사람은 나란히 2010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동생이 1위(2012년), 형이 2위(2011년)를 차지했다. 형제는 국립발레단의 다수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어렸을 때 미술과 힙합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머니가 ‘춤을 추고 싶으면 발레를 해보라’고 권유해 발레를 시작했어요. 동생은 저를 따라 발레 학원에 왔다가 배우게 됐죠.”(경식)

 “체형도 비슷하고, 발레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해요. 하지만 형은 춤 안무를 몸으로 우선 익히는 반면에 저는 머리로 이해를 한 뒤에 추는 등 조금씩 다르기도 해요.”(윤식)

 무대 밖에서도 형제의 재능은 빛난다. 3년 전부터 형은 영상, 동생은 사진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물론 발레를 하는 주중을 제외하고 주말에만 짬을 내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5편의 작품을 발레단 단원들과 함께 작업했어요. 연출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의 영상을 찍어보고 싶어요.”(경식)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가 발레라 무용수를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는 발레단과 무용수의 소소한 일상을 찍어 보고 싶어요.”(윤식)

 동생은 2014년과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사진을 도맡아 찍었다. 형은 연출, 촬영, 편집을 혼자 하면서 다수의 발레 영상을 촬영했다. 많은 무용수가 형제에게 사진과 영상을 의뢰할 정도다. 또 형제의 재능을 눈여겨본 한 회사는 광고 촬영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많이 찍었더라고요. 20년이 지나 다시 캠코더를 잡은 셈이죠.”(경식) “형이나 저나 이미지로 무엇인가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주말에 작업을 하다 보니 쉴 시간이 없어요.”(윤식)

 발레와 취미 활동, 둘 다 좋아하지만 형제는 아직 본업인 발레에 더 큰 애정을 보였다. “군무를 하더라도 무용수 간에 끈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물론 개성이 강한 역할도 많이 맡고 싶어요.”(경식) “어떤 역할을 맡든 그 역은 제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말하고 보니 형과 달리 제 욕심이 크네요. 하하.”(윤식)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