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2차 TV토론]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도 토론 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매우 잘했으며 힐러리 클린턴을 제대로 공략했다”며 “클린턴이 지난 30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제대로 한 게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도 폭스뉴스에 나와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주장했던 사람들은 스스로 많이 창피해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토론에서 명백하게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의 자격을 얻었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0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10일 오전 11시경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회의 소집을 통보한 상황”이라며 “아직 어떤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나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를 심각하게 고민해 왔다”고 전했다. 한 상원의원 보좌관은 “모두들 비슷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어떻게 의미 있는 방법으로 (트럼프에게) 불만을 표시할 것인가, 예상되는 후폭풍을 딛고 어떻게 당을 수습할 것인가 등을 놓고 개인과 그룹별로 해법 마련에 씨름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과 주지사 가운데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힌 비율이 30%(39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캠프는 9일 타임지에 “당내 트럼프 반대론자들은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만 관심이 있다. 주류 인사들의 도움 없이 경선 승리를 이끈 것처럼 본선에서도 트럼프 스스로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일인 다음 달 8일이 다가올수록 정치적 셈법에 따라 트럼프 측에 줄 서는 인사가 늘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는 예측했다.
트럼프를 확실히 내치지도, 전력으로 힘을 실어주지도 못하는 공화당이 결국 타이타닉호처럼 좌초하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측근이자 선가전략가인 존 웨버는 트럼프에게 다시 당권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빙하와 부딪칠 수도 있는 타이타닉호에 생각보다 구명보트가 적다는 것을 알면서도 승선권을 사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
황인찬 hic@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