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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로 또래공략 대박… 10代 사장님들의 전성시대

입력 | 2016-10-07 03:00:00


특성화고인 선일이비즈니스고는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위한 벤처창업반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마케팅 이론 수업을 듣고 있다. 선일이비즈니스고 제공

 온라인 쇼핑몰 ‘본지샵’의 최진영 대표(25)는 고교 1학년이었던 2007년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용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입던 구제 스타일의 옷들을 온라인에서 중고로 판 게 발단이 됐다. 반응이 나쁘지 않자 최 대표는 정식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동대문시장에서 사온 바지 5벌을 팔아 돈을 벌면 10벌을 사와 다시 팔았다. 쇼핑몰 모델은 친구들이 해줬다.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지만, 현재 그는 연매출 36억 원을 올리는 온라인 쇼핑몰의 사장님이 됐다. 최 대표는 “또래 친구들이 원하는 아이템이 뭔지 고민했던 게 성공의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중고교생 때부터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준비해 ‘대박’을 내는 나이 어린 사장님이 늘고 있다. 또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찾아내 사업 아이템과 콘셉트를 정한 것이 성공 포인트다. 국내 최대 쇼핑몰 개설 업체인 카페24 관계자는 “매월 200∼300명의 10대가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대 상품으로 같은 10대를 공략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이다 보니 또래 여성을 타깃으로 한 패션몰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문을 열었고 일본 등으로 진출한 ‘요블림’은 신혜림 양(18)이 친언니와 함께 창업한 몰이다. 상품 이름을 ‘여신 레이스 니트’ ‘심쿵 브이넥 니트’ 등 또래 취향에 맞게 지었다. 가격도 대부분 1만∼2만 원대라 10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친구들의 고민에서 출발한 사업 아이템으로 10년 가까이 롱런하고 있는 쇼핑몰도 있다. ‘66걸즈’의 박예나 대표(24)는 중3 때 친구들과 ‘왜 온라인에선 마른 체형의 옷만 팔까’ 고민하다 큰 사이즈의 옷을 파는 쇼핑몰을 차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연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고, 일본과 중국 등에도 진출했다.

 10대에 창업을 희망하는 이가 늘자,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를 양성하는 전문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특성화고도 생겼다. 선일이비즈니스고에서는 2008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벤처창업반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학년을 합쳐 40명 정도가 정규 학급으로 편성된 벤처창업반은 이론부터 실습까지 학년에 맞춰 가르친다. 동대문시장에서 도매로 옷 사오는 방법, 홈페이지 관리 방법, 스튜디오 촬영 실습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의류 쇼핑몰을 연 벤처창업반 2학년 김예은 양(17)은 “아직은 사장, 직원, 모델 일을 혼자 다 하는 1인 기업이지만, 언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중국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부푼 꿈을 가지고 도전하지만, 결국에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쇼핑몰만 살아남는다. 선일고의 벤처창업반 이종수 교사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 10대들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진입장벽은 낮지만, 무턱대고 덤벼서는 안 된다”며 “성공한 사례들을 관찰해 사업 아이템이나 콘셉트 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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