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낀 비수기 이례적 활황세
○ 강남 재건축발 인기에 지방도 반등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 상승률은 0.08%로 전달(0.07%)보다 0.0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12월(0.15%) 이후 월간 단위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국 집값은 올해 3월까지 보합세를 보이다 4월(0.02%) 이후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광고 로드중
‘대장주’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현대(전용면적 131m² 기준), 개포주공1단지(전용면적 41m² 기준)가 9월 한 달 새 각각 1억5000만 원, 6000만 원 정도 뛰었다. 서초구 잠원·서초동, 송파구 신천동 등의 중소형 규모 재건축 단지들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천동 태양파크공인중개소의 김회주 대표는 “재건축 몸값이 급등하자 지어진 지 10년 안팎 된 일반 아파트 주인들도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 들어 2월 이후 8월까지 주춤했던 지방 집값도 지난달 반등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주택 매매가가 0.02% 올랐다. 울산·충남은 상승폭이 8월에 비해 각각 0.12%포인트, 0.10%포인트 커졌다. 다만 대구(―0.12%) 등 일부 지역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극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 공급 과잉 우려 커 투자에 신중해야
연초 부동산 시장에서는 하반기(7∼12월)부터 주택시장 분위기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2014년과 지난해 전국에서 70만 채가량 분양된 아파트들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광고 로드중
정부가 8월 말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택지 축소 발표에 주택공급 감소를 예상한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값은 이 대책이 발표된 8월 말 이후 1개월 동안 1.21% 뛰었다.
하지만 갈수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서울 동남권과 지방 택지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 시세가 떨어지는 ‘역전세난’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선 올 들어 위례신도시·미사강변도시 등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강동·강남·서초구 등의 전세금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지난달에는 서초(―0.14%) 강동(―0.09%) 송파구(―0.01%)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떨어지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기대하고 집을 샀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 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전세난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도한 대출을 받아 전세 낀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