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7월8일 생산시설 점거 이어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서 공장 멈춰 노사 공방 사이 영업손실 눈덩이… 국내외 완성차 업계들도 등돌려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갑을오토텍 정문. 관리직이나 용역 직원들이 정문 진입을 시도하지만 노조의 봉쇄로 번번이 실패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귀족노조 전횡” vs “노조파괴 방어수단”
2014년 19일간, 지난해 52일간 파업을 겪었던 갑을오토텍은 7월 8일 완전히 가동을 멈췄다.
노조는 박효상 전 사장이 경찰과 특공대 출신의 신입직원 52명을 뽑아 제2노조를 구성해 기존 노조를 와해시키려 했고 이 같은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돼 7월 검찰의 구형보다 2개월 많은 징역 10개월에 법정구속됐다면서 노조 파괴 공작에 맞선 투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제시한 평균 임금은 근무방식 변경으로 특근이 발생한 지난해의 특수한 상황이고 23년 차의 급여가 6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그동안의 적자는 일부 임원의 과다한 배당 등이 원인이었다”고 다른 분석을 내놨다.
○ ‘노사 공멸’ 우려 속 출구 안 보여
노사가 공방을 벌이는 사이 갑을오토텍의 상황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영업손실은 500억 원이 넘어섰고 국내외 완성차 업계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권의 여신한도 축소 또는 회수에 따른 피해액이 135억 원으로 추산됐고 180여 개 협력사의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동안 관리직이나 용역직원을 생산시설에 대체 투입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를 했으나 노조의 정문 봉쇄로 번번이 실패했다.
갑을오토텍 이재헌 노조 지회장은 “회사가 불법 노조 파괴 공작을 중단하고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먼저 풀고 대체인력의 채용을 중단한 뒤 성실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사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생산시설 점거와 직장폐쇄에 대해 서로 고소고발을 한 상황이어서 유권해석이나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한 경찰력 투입이 어렵다”고 전했다.
1962년 현대양행으로 설립된 갑을오토텍은 2010년 갑을이 인수하기 전에 만도기계, 위니아만도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동안 USB 사모펀드나 미국의 모딘 사 등 외국계 자본이 인수했다가 철수했다. 외국계 자본 철수에 대해 회사는 “강성 노조 때문”이라고, 노조는 “투기자본의 부실경영 때문”이라고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