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은 8월에도 극단선택 시도
2일 오후 10시경 충북 제천경찰서. “서울로 직장을 구하러 간 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한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실종신고를 했다. 비슷한 시기인 1∼3일 인천 연수경찰서와 경기 분당경찰서, 양주경찰서에도 각각 미귀가 신고가 들어왔다.
사라진 이 4명 가운데 3명은 지난달 22일 인천의 한 원룸에서 동반 자살을 기도했으나 자살 사이트를 검색하다 징후를 포착한 경찰의 구조로 미수에 그쳤다. 그러나 이 4명은 끝내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상가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5일 오전 8시 50분경 단원구 원곡동의 한 상가주택 2층 사무실에서 여성 A 씨(26)와 남성 B 씨(44), C 씨(32), D 씨(34)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이들은 머리에 비닐봉지를 쓰고 있었으며, 근처에서 질소통 2개가 발견됐다. 숨진 한 남성의 주머니에서는 유서 4장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자살 동기에 대한 언급은 없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만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질소 가스를 이용해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1차 자살 시도에서 실패하자 서로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해 이 사무실에 다시 모여 1일 밤늦게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자살 동기와 관련해 경찰에서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호소해왔다”고 진술했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