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이 유도 및 체포술 수업을 하고 있다.
“경찰채용시험에 중점을 둔 교과과정 운영, ‘공직인재아카데미’라는 공직시험을 지원하는 별도의 기구를 통한 학습지원, ‘YCMP(영산대 학생 경력관리 프로그램)’를 통한 밀착형 진로상담 등 특화한 학습지도를 하는 곳. 여기에서 국가와 사회의 공익에 기여하는 경찰 간부의 꿈을 키우고 싶지 않은가! 조건은 있다. 경찰관이 되겠다는 소신 못잖게 학과와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지닌 학생이어야 한다.”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규철 교수의 말이다.
2002년 단과대학의 일부 전공으로 시작되었으나 정식 학과로 개편된 것은 2006년. 10여 년의 짧은 역사와 정원 40명(2017학년도 60명)이라는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400명 이상의 경찰공무원을 배출했다. 2012~2015년엔 120명이 경찰 채용 시험에 합격해 정원대비 지역 최고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 학과의 자신감은 바로 이런 ‘실적’에서 나온다.
‘전문지식뿐 아니라 인성과 체력을 겸비한 경찰공무원을 양성한다.’ 이 학과의 비전이다. 학과는 2012년부터 시행한 졸업인증제를 통해 전문지식뿐 아니라 동서양 고전과 인문학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한다. 백두대간 종주, 마라톤 등을 통해 체력과 끈기를 키우고 지·덕·체를 겸비한 치안 리더를 양성한다. 또한 범죄예방과 피해자보호 동아리(JUSTICE 바른누리단)를 중심으로 부산기장경찰서, 부산동래경찰서와 경남양산경찰서 등 주요 경찰서와 연계해 취약지역 순찰과 범죄피해자 보호 캠페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예비 경찰로서 실무 체험도 익히고, 봉사정신도 기른다. ‘JUSTICE 바른누리단’은 올해 법무부가 인정하는 범죄예방활동 동아리(법사랑 서포터스)에 선발되기도 했다.
1학년은 경찰학입문, 법학개론, 행정학, 정치학 등을 통해 전반적인 사회과학적 기초 지식을 배운다. 또 경찰학, 명저강독, 경찰과 사회 등을 통해 윤리적 가치관과 태도, 논리적 사고력도 기른다. 2학년은 경찰학개론, 범죄학개론, 형법, 형사소송법, 한국사특강 등 경찰 채용 시험이 요구하는 과목을 비롯해 ‘공직생활과 무예’를 통해 무도 단증(최대 3단까지)을 취득한다. 3, 4학년은 경찰행정학, 경찰행정법, 범죄수사론, 과학수사론 등 경찰행정학과 특별채용시험을 위한 교과목을 배우고, 경찰학연습, 형사판례연구. 소년범죄론 등 심화과목을 통해 경찰채용시험에 대비한다. 또한 민간경비기업 취업이나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민간경비론, 경비업법, 기계경비개론, 경비실무 등의 과목도 개설해 놓고 있다. 로스쿨 진학 희망자를 위한 과목(법률가의 논리, 법사상사, 법률문장론, 학술적 글쓰기 등)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영산대학교는 2017년부터 모든 학과와 전공에 소프트웨어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 교수는 이러한 대학 정책에 걸맞도록 “전공 교과목 중 30%를 ‘범죄 및 치안 데이터 활용과 분석’에 필요한 교과목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해서 “실무능력에 데이터분석 및 활용 역량까지 갖춤으로써 치안 수요를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미래사회에 적합한 경찰공무원을 양성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교수진은 10명(전임 7, 초빙교수 3명)이다. 오규철 교수(학과장·경찰정책, 범죄수사) 설계경(공법, 경찰행정법) 이효민(경찰학, 생활안전) 신승균(민간경비) 이상문(범죄학) 정은경 교수(영어)가 연구와 교육을 맡고 있다. 그리고 구효송(태권도) 주영길 교수(유도)는 무도와 체력을 지도하고 있고, 허남오(전 경찰청 교통안전과장 및 부산지방병무청장) 우승석 교수(전 진주경찰서장)는 경찰간부 출신으로서 실무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인상적인 교과목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김미지 씨(4학년)는 오규철 교수의 ‘범죄수사론’을, 정우혁 씨(3학년)는 ‘멘토링 수업’을, 성민지 씨(2학년)는 ‘경찰학입문’을 꼽았다. 유도 2단에 실용글쓰기 준2급자격증을 가진 김 씨는 “내가 어떤 경찰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을 심어준 수업이었다. 현장감식 전문가이자 과학수사관의 꿈을 오늘도 고시반에서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JUSTICE 바른누리단’ 동아리 회장인 정 씨는 “한동안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 없어 할 때 진로 정보와 공부방법을 명쾌하게 알려준 게 멘토링 수업이다. 범죄피해자 전담 경찰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방학 중에도 형법과 형사소송법 등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태권도 4단에 유도 2단이다. 성 씨의 희망은 청소년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것. 그는 “경찰간부후보생에 관한 조별 과제를 하면서 무척 즐거웠다. 특히 여자 경찰관을 직접 인터뷰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도 1단이지만 졸업 때까지 3단을 꼭 따겠다고 했다.
장학금도 풍부하다. 가족장학금, 우수재학생장학금, 글로벌리더와 봉사장학금이 있다. 흥미로운 건 ‘특성화장학금’. 방과 후와 방학 중 실시하는 특강을 이수한 사람 ‘누구에게나’ 주는 장학금이다.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으며 ‘경찰채용시험대비 특강’이나 ‘Intensive 영어 특강’, ‘동서양 명저강독’ 등 맞춤형 심화과정을 익힌다.
2017학년도 입학정원은 60명(수시 54명 정시 6명)으로 2016년보다 20명 늘어난다. 그만큼 학과의 미래가 밝다는 얘기다. 수시는 일반고 48명, 특성화고 6명이다. 2016학년도에는 수시 35명(일반고 33명, 특성화고 2명), 정시 5명이었다. 수시 경쟁률은 일반고 9.45 대 1, 특성화고 10.50 대 1이었고 정시 경쟁률은 6 대 1. 수시 성적은 일반고 3.07, 특성화고 1.93, 정시 3.38등급이었다. 남녀 비율은 그동안 6 대 4였으나 2016학년도에는 여학생 수가 남학생을 앞지르는 등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다.
오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내신 3~4등급 정도의 학생들이 주로 지원했으나 지금은 2등급대 후반~3등급 초반으로 높아졌다. 공시취업률이 45~50%에 달한다는 입소문이 난 때문인 듯싶다(공무원 배출에 중점을 둔 학과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취업률이다). 초기에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호남권과 경북권, 수도권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알찬 교과과정+경찰공무원 채용시험 관련 특강+고시반 운영’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매학기 35명가량 선발하는 경찰반(고시반) 실원에게는 기숙사와 개인열람실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학교 측은 특강과 밀착지도, 동영상 강의 무료, 체력·성적 관리, 합격한 선배와의 멘토링 등을 통해 학생들이 취업과 시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