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진가들/줄리엣 해킹 지음/이상미 옮김/304쪽·3만6000원/시공아트
프랑스 작가 클로드 카욍(1894∼1954)의 ‘자화상’(1932년). Jersey Heritage Collections 제공
그러나 포토저널리즘의 상징처럼 널리 알려졌던 이 사진은 연출해 촬영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카파에 대한 의혹은 그의 과음 성향이 스스로 늘어놓은 과장된 무용담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 내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견해와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 지은이의 설명이다.
유명 사진가 38명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이 책의 저자는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사진 분야 디렉터다. 경매 실무도 경험한 그의 문장은 감상이나 비판 의식에 휘둘리지 않고 시종 균형감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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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를 다룬 부분 바로 뒤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이 이어진다. 이 두 장(章)의 내용만으로 다른 36명의 이야기에 대한 신뢰가 넉넉히 돋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 중 한 사람인 브레송의 큰 역설은 그가 사진에 큰 열정을 품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 사회 구조에 완전히 적응하지도, 그것을 완전히 거부하지도 않았던 그는 사진을 그저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그림 도구’로 사용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