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스위즈 지음·박지민 옮김/284쪽·1만5800원·애플북스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 처해 있던 중국인들은 높고 견고한 담을 쌓으며 살았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방어도 못한 채 정신적인 담장만 쌓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북방 이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진나라 시황제 때부터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중국의 만리장성. 셔터스톡 캡처
중국 고사성어 중 하나인 ‘조충칭상(曹沖稱象·조충이 코끼리 무게를 재다)’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기념우표로 나왔을 정도로 중국에서 지혜의 표준으로 여겨진다. 이를 보고 어린아이의 지혜에 감탄사를 내뱉을 때쯤, 산통 깨는 저자의 비판이 이어진다.
광고 로드중
저자는 부력을 인지하고도 조충의 지혜에만 감탄할 뿐 고대 그리스 아르키메데스처럼 직관적 관찰을 과학법칙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중국인의 ‘얕은 사고’를 아쉬워한다.
저자가 분석한 중국인의 사고 체계를 도식화한 모습. 애플북스 제공
저자의 날 선 분석은 거침없다. 중국에 짝퉁이 많은 이유는 남과 같음을 추구하는 중국인의 속성 때문이다. 체면을 중시해 새 모조품을 쓸지언정 남이 쓰던 물건은 쓰지 않는다는 중국인들의 옛날 사고 등이 오늘날 ‘짝퉁 천국’ 중국을 있게 했다는 것이다. 언어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어서(목소리가 큰 이유), 표의문자 위주인 한자의 특성상 기호 위주인 수학이 발달하지 못해서(확률상 돈을 잃게 돼 있는데도 도박을 좋아하는 이유), 서양의 기독교처럼 욕망을 절제하게 하는 신앙이 없어서(질서를 안 지키는 이유) 등 분석은 다양하다.
그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중국인은 중국 본토는 물론이고 대만 싱가포르 등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이다. 저자는 “후손들이 자신들의 사고습관을 알고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길 원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저자의 애정 섞인 비판들을 읽다보면 책 속 이야기들이 마냥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광고 로드중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