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前 현대산업개발 사장 내정
경남 마산(현 창원) 출신인 박 전 사장은 울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영업본부 개발담당 상무,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1∼2014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 정관계 인맥이 두텁다. 이 때문에 박 전 사장이 출사표를 냈을 때 대우건설 안팎에서 “친박 유력 정치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다.
5월 시작된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석 달 가까이 표류하며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것은 산은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재공모, 일정 변경 등으로 사추위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인선 과정에 개입하면서 산은이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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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박 전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가운데 면접 없이 최종 후보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사추위원들 간의 견해차로 후보 결정이 다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외압 의혹은 더 커졌다. 산은은 1주일 뒤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을 만나 박 전 사장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추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사장을 원하는 산은 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외압은 없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같은 비리가 다시 나오지 않으려면 외부 인사에게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사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흑자를 달성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공로가 있어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의 사장으로 적임자라는 게 산은 측의 주장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전 사장을 해외건설 비중이 40%에 이르는 대우건설 사장으로 밀어붙여 ‘낙하산 의혹’과 전문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추위원은 “박 전 사장이 취임하면 30일 내에 해외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해외건설 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산은 측이 약속했다”며 “박 전 사장의 약점을 보완할 절충안이 나오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우증권 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정비하지 못하면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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