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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빈민촌 대신 관광 명소에…오바마 기념관 부지 선정 논란

입력 | 2016-08-04 18:52:0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카고 남부 미시간 호 인근 잭슨공원에 대통령기념관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경쟁 후보 부지로 꼽혔던 워싱턴공원의 주민들과 도시전문가들이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3일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연초부터 시카고 내 잭슨공원과 워싱턴공원 중 어느 곳이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최종 부지로 선정될지가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였다. 두 공원 모두 19세기 미국의 유명 조경가인 프레더릭 로 움스테드와 칼베르트 보가 설계한 곳으로 시카고대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2㎢ 규모의 시민공원인 잭슨공원은 시카고과학산업박물관이 입주해 있어 한해 150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반면 워싱턴공원은 흑인 빈민촌 우드론 지구에 가깝다. 1920년대 인종 차별을 피해 일자리를 찾으러 온 흑인들이 이곳에 거주지를 형성했고 여전히 저소득층 가구가 밀집한 낙후된 분위기다. 오바마센터가 설립된다면 워싱턴공원 인근도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종 후보에서 탈락해 주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이 지역 시민단체인 센터포네이버후드테크놀로지 측은 시카고 NBC방송 인터뷰에서 “오바마센터가 건립돼 오랫동안 낙후됐던 지역에 발전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며 “주민들은 큰 기회를 잃은 셈”이라며 아쉬워했다.

반면 시민공원에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에 반대해왔던 환경·시민단체의 반대는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프렌즈오브더파크스(FORP)는 “시민공원은 공공의 자산”이라며 “대통령기념관이 시민공원에 들어서면 소송을 걸겠다”는 강경 입장이었다. 하지만 발표가 난 뒤엔 “대통령이 개발이 필요한 땅을 두고 잭슨공원을 선정한 것은 실망스럽지만 이를 소송으로 막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대통령기념관은 오바마가 퇴임하는 내년 1월 이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또는 2021년에 완공 예정이다. 센터 건립에는 최소 5억 달러(약 5570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