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상명(21·용인대).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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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꿈만 같아요. 다 포기했었는데….”
수화기를 통해 전해진 ‘태극복서’ 함상명(21·용인대)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완전히 놓친 듯했던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극적으로 얻었기 때문이다. 국제복싱협회(AIBA)는 19일(한국시간) 새벽 남자복싱 56㎏급 함상명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한복싱협회에 보내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함상명은 올림픽을 마음에서 지웠었다. 공식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놓친 탓이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함상명은 올 3월 중국에서 벌어진 아시아 선발전에 이어 6월 아제르바이잔 월드쿼터대회를 내리 실패했고, AIBA 주관으로 이달 초 베네수엘라에서 끝난 APB(AIBA프로복싱)/WSB(월드시리즈복싱) 자체 올림픽 선발전에서도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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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차로 올림픽에 가게 됐다.
“새벽 운동을 막 끝낸 뒤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솔직히 생각지 못한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 너무 좋다기보다는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어깨가 무거운데.
“한국복싱이 어려움에 놓인 상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리우올림픽 선발전을 1명도 자력으로 통과하지 못해 위기의식도 있었다. 선수로서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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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불이익이 걱정스럽지 않나.
“딱히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외부 영향은 생각할 필요 없다. 편파판정에 졌다는 것은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내가 못해서, 경기력이 좋지 않아 빚어진 사태다. 더욱 적극적이고, 더 노력했다면 결과도 달라졌을 것이다.”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체력이다. 그간 올림픽 선발전 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력훈련의 비중을 줄여왔던 것은 사실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최대한의 체력,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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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타 빈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수세적으로 하기보다 초반부터 강공 모드가 중요하다.
가슴에 문신으로 ‘분골쇄신(粉骨碎身)’을 새겼다. 몸과 뼈가 부서진다는 각오로 올림픽에 임하겠다. 뼈가 부러지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꼭 기대에 부응하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