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대출 등 핀테크 투자 붐
한 씨는 이전에도 이 업체의 상품들에 투자해 매달 30만∼4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번에는 투자에 성공했는데 이번엔 이미 모집금액이 채워져 투자를 하지 못했다”며 “올해 65세이신 어머니도 대신 투자를 해달라며 돈을 맡기셨는데 아직 못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와 대출 희망자를 연결해 주는 P2P 대출 시장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537억 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며 지난해의 4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 1월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도 발행 금액이 70억 원을 넘어섰다. 역사상 가장 낮은 기준금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에 따른 금융 불안으로 ‘투자 빙하기’가 찾아온 가운데 ‘핀테크 투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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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현지 씨(26·여)는 “직장 생활 3년 동안 적금만 했는데 금리가 너무 떨어져서 최근 1000만 원 정도를 P2P 대출과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했다”며 “새로운 투자 방식이지만 처음 투자할 때도 개념이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핀테크 투자 업체인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P2P 대출업체 37곳의 평균 수익률은 11%대다.
서울 강남 거주자들도 핀테크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렌딧의 경우 올해 1∼5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거주자들의 신규 투자액이 서울 지역 전체(약 42억 원)의 약 40%에 달했다. 반면 강북에 있는 노원구 은평구 등은 각각 1.5%, 1.4%에 그쳤다. 8퍼센트도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은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자산가들이 강남에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별로는 일반 사무직 및 정보기술(IT)업의 비중이 높았다. 테라펀딩이 올해 4월 투자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반 사무직과 IT업 종사자가 전체의 45.6%에 이르렀다. IT 회사에 근무하는 정모 씨(37)는 “주변 지인들의 투자 경험을 듣고 P2P 대출 업체에 500만 원을 투자했다”며 “핀테크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너도나도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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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금 손실 가능성 상존…투자 유의해야
핀테크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투자 초보자들이 무턱대고 올라타기에는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P2P 대출 등 핀테크 투자는 원금 보장이 전혀 되지 않는다. 가계대출이 부실화되거나 부동산 경기가 악화돼 해당 상품이 부도나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업체들은 마치 투자 원금이 100% 보장되는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에 비해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기별로 각종 재무정보를 공개하는 기존 금융사와 달리 핀테크 투자 업체들은 일부만 대출 규모나 연체율(부도율) 등 기본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영세 업체들은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는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P2P 금융을 사칭하는 불법업체에 대한 신고가 최근 많이 접수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차미나 크라우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플랫폼 업체의 수익률과 연체율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일정 금액을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2P 대출은 대부업으로 분류돼 이자 소득에 27.5%의 세금이 부과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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