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16 한국 부자 보고서’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2016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부자는 지난해 말 21만1000명으로 2011년 말(14만2000명)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매년 약 10%씩 늘어난 셈이다. 안용신 경영연구소 팀장은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각국의 부양책 덕분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던 것이 지난해 부자들의 금융자산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합계는 476조 원으로 일인당 평균 22억6000만 원 정도다.
부모의 증여가 부자들의 자산 증식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연구소가 올해 3, 4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부자 400명을 설문한 결과 자산 축적 수단으로 사업체 운영(38.8%)과 부모의 상속·증여(26.3%)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2011년 같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부동산 투자(45.8%)는 올해 사업체 운영, 상속·증여에 이어 21.0%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고액 자산가일수록 부모의 영향이 컸다.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인 부자 10명 중 4명(40.0%)은 부모의 증여나 상속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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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자들의 투자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스스로 평가하는 투자 성향을 보면 ‘안전 성향’은 2013년 같은 조사 때보다 11.8%포인트 감소한 반면 ‘위험중립 성향’(35.8%)과 ‘적극 성향’(12.3%)은 늘었다. 또 부자들의 금융자산 중 현금이나 예·적금의 비율이 줄어드는 반면 투자·저축성 보험이나 신탁, 주가연계증권(ELS)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절반 이상(54%)은 상가, 빌딩, 토지 등 투자용 부동산이었다. 특히 자산 100억 원 이상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가운데 72.1%가 투자용으로 고액 자산가일수록 빌딩이나 상가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았다. 부자들은 국내 부동산 가운데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상가(25.5%), 오피스텔(15.3%), 아파트(13.8%) 등을 꼽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