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직후 울산 지역에서만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1300여 건 접수됐다.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창틀이 휘고 테이블 위 물건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제보도 나왔다. 경남 양산시의 한 고교서는 야간 자율학습 중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안에서 20여 km 떨어진 울산 중구 다운동의 한 아파트 7층에 사는 주민 김모 씨(53·여)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아파트 전체가 흔들렸다. 몸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이모 씨(56)도 “책꽂이에 취미로 쌓아둔 작은 돌탑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경주에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은 재난 대응 상황 4단계 중 2번째인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지진이 발생한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 일대에 원전 6대가 늘어서 있어 원전 안전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소방본부는 일단 “오후 9시 10분 현재 울산 울주군 서생면과 부산 기장군의 신고리원전에서는 피해 상황이 보고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규모 5.0의 지진은 역대 5위급이다. 5.0은 좁은 면적에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에 심한 손상이 갈 정도의 흔들림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규모 5.0 이상의 강진은 2014년 4월 1일 충남 태안군 인근 100km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1 지진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2010년까지 한반도에서는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891회 발생했다.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1980년 1월 8일 평북 의주 삭주에서 발생한 규모 5.3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울산=정재락 기자 / 수원=남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