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페라리 ‘캘리포니아 THS’
국내에서는 최근에 정식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물론 입문용이라고는 하지만 가격은 최소 2억8000만 원 이상이다. 일대일 맞춤 제작이기 때문에 선택품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일반 캘T와의 차이점을 알기 위해 캘T를 조수석에서 시승해 본 뒤 ‘캘T HS’의 운전대를 잡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엔진음과 서스펜션. 시동을 걸자 확연히 더 크고 날카로워진 엔진음을 들을 수 있었다. 배기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 적합하도록 약 30% 정도 더 단단해졌다고 한다. 기존 캘T보다 스포츠카다운 면모를 한층 더 강화했다는 것이 공식 수입사인 FMK 측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을 빠져나와 경기 양평군 중미산 일대를 달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3.6초밖에 안 걸리는 가속 성능이야 말할 것도 없고 급한 코너에서도 불안감 없이 재밌게 주행할 수 있었다. 엔진이 앞에 있으면서도 무게 배분이 앞 47%, 뒤 53%로 돼 있는데, 이 같은 무게배분을 위해 엔진을 최대한 운전석에 가깝게 배치했다. 직선 고속 구간에서는 바람이 차체를 잘 누르도록 설계된 덕분인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전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시속 200km가 넘어 가기도 했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공간이 있는 편이었고, 내부 디자인 등은 어차피 선택하기 나름이다. 정지 상태에서만 지붕을 여닫을 수 있고 사이드미러가 좁게 느껴지는 점 그리고 지금 주문해도 1년 넘게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나마 단점일 듯하다.
양평=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