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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함대·무적 방패, 나란히 첫 승

입력 | 2016-06-15 05:45:00

이탈리아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리옹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유로2016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스페인 피케 결승헤딩골…체코 제압
이탈리아,‘황금세대’ 벨기에 완파
역대 최약체 평가 속 빗장수비 위력


‘무적함대’ 스페인과 ‘빗장수비’ 이탈리아가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에서 나란히 첫 승을 신고했다. 스페인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체코와의 대회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후반 42분 터진 헤라르트 피케(FC바르셀로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고, 이탈리아는 14일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전반 32분 엠마누엘레 자케리니(볼로냐), 후반 추가시간 그라치아노 펠레(사우스햄턴)의 릴레이포로 2-0 승리로 장식했다. 다른 E조 경기에서 아일랜드와 스웨덴이 1-1로 비기면서 이탈리아가 단독선두로 나섰다.

마지막에 번뜩인 창

스페인의 첫 술은 배부르지 않았다.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철저히 수비축구를 구사한 체코에 어려움을 겪었다. 쟁쟁한 스타들,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확실한 전략·전술,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체코를 몰아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알바로 모라타(유벤투스)를 중심으로 다비드 실바(맨체스터시티)∼마누엘 놀리토(셀타비고)가 좌우 윙 포워드로 나선 스페인의 4-3-3 진용은 좀처럼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 67대33(%)으로 압도하고 슛 17개를 퍼부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딱 한 번이었다.

다만 체코와 차이가 있다면 스페인이 ‘이기는 축구’에 능한 팀이라는 사실. 중원의 왼쪽을 담당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는 경기 내내 빛을 발했고, 결국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결실을 얻었다. 제대로 번뜩인 킬 패스는 피케의 결승 헤딩골로 연결됐다. MOM(맨 오브 더 매치)은 당연히 그의 몫. 이니에스타는 “수비적인 팀을 상대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흔한 상황이다.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체코도 선을 내렸을 뿐이다. 인내하며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다보면 기회는 온다. 오늘 우리는 찬스를 살렸다”고 기뻐했다.


● 마지막까지 빛난 방패

‘황금세대’로 구성된 젊은 벨기에는 이탈리아를 몰아치고 또 몰아쳤다. 그러나 급하기만 할 뿐, 왠지 효율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역대 최약체로 지목되던 ‘어른’ 이탈리아가 많지 않은 기회들을 잘 살렸다. 한 시절을 풍미한 이탈리아는 비록 전성기에서 한 걸음 내려왔지만, 관록과 경험이 왜 무서운지를 결과로 입증했다. 이탈리아는 자신들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특유의 수비력은 유로2016에서도 변치 않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명문의 위상을 지켜온 유벤투스 4총사가 그 중심에 섰다. 조르지오 키엘리니∼안드레아 바르잘리∼레오나르도 보누치가 이룬 쓰리백에 더해 베테랑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까지 물샐 틈 없는 디펜스를 펼쳐 패기로 뭉친 벨기에를 좌절케 했다.

이날 벨기에는 18개의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중 절반(9개)이 이탈리아 수비진에 사전 차단됐다. 유효 슛은 2개에 불과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유효 슛은 5개였다.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줬다. 눈부신 선방을 펼친 부폰은 “우리는 가장 잘하는 전술을 썼고, 결과를 냈다. 이탈리아는 똘똘 뭉쳐있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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