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가슴 설레는 단어다. ‘새로운’이라는 형용사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문을 품고 있는 단어다.
따뜻해지는 봄부터 선선해지는 가을까지 전북 전주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진다. 이번에 나에겐 큰 도전이 생겼다. 한 행사 주최 측이 ‘600인분의 도시락’을 맡긴 것.
처음 아내를 통해 들었을 땐 번거롭고 금액이 작아 망설였지만 ‘해보자!’란 생각이 금세 들었고 바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600명분의 도시락을 싸는 건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과제다. 아내와 상의했다. 도시락 용기나 메뉴 선정부터 쌀 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부부는 안 하면 안 했지 어중간한 걸 싫어한다. 도시락 단가는 부족해 보였지만 과감히 결정했다. ‘그래, 먹는 것에 인색하면 못써.’
나에게 맛집은 이렇다. 사람이 드문 조용한 곳을 찾아가 먹어보고 만족하면 가족이며 지인을 하나둘 데려가 소문을 내주고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데려오고…. 때론 사장님들이 나를 기억해 고마워하며 고기 한 점 더 내어주는, 그런 웃을 수 있는 곳이다.
전주의 내 가게에도 그렇게 단골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고 정말 입에 딱 들어맞는다는 말을 들을 땐 그렇게 보람된 일이 또 없다.
음식은 어쨌든 아끼지 말자! 후하게 주고 배를 두드리며 나갈 수 있게 해주자란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양이 적은 분은 미리 말씀해 달라고 하고 곱빼기를 원하는 분에게는 더 많이 드리곤 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먹는 양도 달라서 이를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 가끔 몇 술 뜨고 버려지는 내 음식을 보곤 상처받을 만큼 난 여린 사장이다. 그때마다 아내는 사람 입맛을 다 맞출 순 없으니 상처받지 말라고 위로한다. 그래, 모든 사람에게 ‘엄지 척’을 받는 건 욕심이야∼. 너그러워져야지!
※필자(42)는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전북 전주로 내려가 남부시장에서 볶음요리 전문점인 더플라잉팬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