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이원종 실장에 ‘일침’ 박지원, 함께 온 김재원 겨냥 “언제든 뒤통수 때려… 믿으면 안돼”
정세균 의장에 朴대통령 축하蘭 전달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과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왼쪽)이 10일 국회를 예방해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 실장이 “대통령께서도 정말 기대가 크다고 말씀했다”고 하자 정 의장은 “청와대는 물론 국회든 정부든 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실장은 이날 여야 3당 가운데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가장 긴 19분 동안 만났다. 이 실장은 “대표님이 오래 일하시는 거 보니 애국지사의 후예답게 타고난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여야를 넘어 국가의 원로로서 여야를 아우르는 지도력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이 실장과 김 수석) 두 분이 대통령께 말씀을 잘 하시면 쉽게 풀릴 문제가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옆에서 보기엔 꽉 막히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 대목에 유념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 시절 가까이 지낸 김 수석에게는 “대통령과 오랜 관계를 맺고 있으니 돌아가는 얘기도 잘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실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나서도 “박 대표는 짧은 역사지만 우리 역사의 산증인”이라며 “그동안 쌓인 내공으로 (국회를) 잘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박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얼마나 잘 해주느냐에 국회의 성공이 달려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으니 원 구성이 빨리 됐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날 때쯤 김 수석을 두고 “(대통령에게) 너무 맹목적인 충성을 하는 분이라 절대 믿으면 안 된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김 수석이 웃어넘기자 “예의를 갖추면서 언제든지 뒤통수를 때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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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13일 개원식의 대통령 시정연설 때 구조조정 등 산적한 경제문제에 대해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고백해야 한다”며 “(서별관회의 논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으면 국회에서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별관회의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나 서별관회의 참석자였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은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