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경영 정상화 ‘3대 관문’ 청신호
▲현대상선 무보증사채 사채권자 집회가 열린 31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그룹 사옥 로비에서 현대상선 관계자가 집회에 참석한 투자자의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정부 관계자는 31일 “새로운 해운동맹체인 ‘THE 얼라이언스’의 주요 멤버들이 현대상선의 동맹 편입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알려왔다”며 “동맹 가입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상선, 해운동맹 합류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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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대상선과 정부는 용선료 협상과는 별개로 해외 선사들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2일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회의에서도 해양수산부 차관이 참석해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을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결국 NYK, MOL, 하파크로이트 등 ‘THE 얼라이언스’의 주요 선사 세 곳은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전제로 해운동맹 편입을 돕겠다는 의사를 현대상선과 채권단에 전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이제 THE 얼라이언스의 나머지 멤버 세 곳만 설득하면 되는데 여기에 한진해운이 포함돼 있다”며 “자율협약 중인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을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1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현대상선은 6300억 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채무재조정안은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사채의 50% 이상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하는 내용이었다. 투자자들은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는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낫다”며 채무재조정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채무재조정안이 부결돼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이지만 나중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원금 회수율이 100%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채권자 집회는 1일에도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이날도 안건이 가결되고 해운동맹 가입마저 마무리되면 채권단의 지원이 본격화된다.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이 400% 이하로 내려가면 현대상선은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을 받아 정상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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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다시 두 선사의 합병설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모두 채권단이 장악할 경우 두 회사를 합병해 하나의 국적선사로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은 많은 전제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