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보다 두배이상 오른 0.09%… “상반기 보합” 예상깨고 일찍 회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입구에 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4월 말 사업시행인가 이후 일부 주택형의 매매가가 1억 원 가까이 뛰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31일 발표된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수도권 주택 매매시세는 4월보다 0.09% 올랐다. 4월(0.04%)보다 오름폭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주택시장이 호황이던 지난해 같은 달(0.45%)보다는 낮은 상승률이지만 2, 3월 이어지던 보합세에서는 벗어난 모양새다.
지역별로는 강남(0.55%) 서초(0.25%) 강동구(0.25%) 등 서울 강남지역의 오름폭이 컸다. 서초구에 인접한 경기 과천시(0.46%)의 상승률도 높은 편이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과 과천시 등에서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들이 30 대 1 이상의 청약경쟁률로 ‘완판’ 되면서 주변 단지에도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광고 로드중
이 밖에 영등포(0.19%) 서대문(0.19%) 강서구(0.16%) 등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매매가도 많이 올랐다. 이 지역들의 매매가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각각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66%로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등 연초 예상됐던 시장 악재가 미뤄지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작된 2월에는 올 상반기(1∼6월)까지는 주택시장의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시장이 일찍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실수요자들은 주택 구입에 무리하게 대출을 끼지 않아 여신심사가 강화된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다”며 “기준금리 1%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규제의 영향이 상쇄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뚜렷한 정책적 호재가 없어 지난해처럼 시장이 전국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지방 주택 매매가가 전달보다 0.02% 하락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광고 로드중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