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똥도 돈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킨 야외 체험 실험실 ‘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을 25일 공개했다. 이 실험실은 과학기술에 예술과 인문학을 융합시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됐다.
UNIST 경영관 앞 광장에 위치한 실험실은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육각형 형태의 2층 구조로 지어졌다.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야투(野投)의 고승현 작가가 설계했다.
1층 ‘윤동주 화장실’에는 물 없이도 대변을 처리할 수 있는 변기와 대변을 건조하고 분쇄하는 기계장치가 설치돼 있다. 개발팀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외친 윤동주 시인의 순수한 마음을 본받자는 취지에서 화장실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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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이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면 가상화폐를 받을 수 있다. 대변은 기계를 통해 가루로 만들어지고, 그 가루 무게에 해당하는 가상 화폐인 ‘똥본위화폐’를 지급받는 것이다. 사람 1명이 하루 평균 배출하는 인분 200g을 가상화폐로 환산하면 3600원 어치가 된다. 이 화폐를 가지고 대변 퇴비로 농사지은 보리 새순 샐러드를 구입할 수 있다. 보리 재배에 필요한 물은 실험실 옥상에 설치된 빗물 정화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다.
조재원 사이언스 월든 센터장(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은 “버려지던 똥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에너지 생산량에 따라 화폐로 지급받는 실험은 과학기술경제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