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55)가 임명됐다.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서 교수를 1순위, 오병희 현 원장을 2순위로 교육부에 추천했다. 대통령 주치의가 곧바로 서울대병원장을 맡은 전례가 없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의식한 청와대와 교육부는 잠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듯했으나 결국 서 교수로 낙점했다.
서 교수가 2월 25일 돌연 대통령 주치의 사표를 낸 뒤 병원장 출마를 선언하자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 교수가 된다면 사실상 청와대 낙하산 인사다. 청와대가 병원장을 내리꽂는 비민주적 방식으로 서울대병원을 국민의 병원으로 만들 수 없다”며 반대 성명을 냈다.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서 교수는 서울대병원 주요 보직을 맡은 적이 없고 분당 서울대병원에서만 10년 근무했다. 그런 경력으로 과연 ‘국가중앙병원’이라는 말을 듣는 국내 최고의 병원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역대 대통령 주치의들은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뒤에도 주치의 역할을 했다. 대통령의 주치의는 그래서 ‘평생 주치의’라는 말을 듣는다. 박 대통령도 세 차례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의 적임자는 주류보다는 비주류에서 나올 수 있고 젊다는 것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세대교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주치의라는 배경은 개혁이나 변화와는 거리가 있다. 서 원장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보건의료 3대 기관장이 모두 같은 병원(분당 서울대병원) 출신이다. 더구나 함께 일한 인연까지 있으니 편중 인사라는 말을 들을 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