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경찰, SNS 대대적 단속 나서… “문화정책, 강경노선 회귀” 분석도
이란 경찰에 체포된 여성 모델들이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고 올린 사진들. 이들은 경찰에 체포된 후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
이란 현지방송은 16일 유명 여성 모델인 엘람 아랍(26)이 검사 앞에서 참회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아랍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염색한 금발을 드러낸 사진을 사진공유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체포됐다. 그는 공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과거 행적을 후회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랍은 “젊은 여성들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명예가 추락한 여성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성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속 화려한 금발은 차분한 흑발로 바뀌었고, 주로 이란 여성이 착용하는 쓰개치마인 차도르를 쓰고 있었다.
이란에선 2년 전부터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이슬람문화에 반발한 일부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게 유행했다. 하지만 최근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중도개혁파 정부가 강경 노선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강경파는 히잡을 ‘타락한 서구문화의 침범을 막아낼 최후의 방패’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