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춘강 구재서 선생의 4남으로 태어났다. 1950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럭키화학(현 LG화학) 전무로 기업인으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고인은 1958년 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73~1974년 무임소장관(현 정무장관), 1976년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뒤 1982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복귀해 다시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고인은 LS그룹의 형제 경영 기틀을 마련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제들의 공동 경영은 2013년 구자홍 LS그룹 초대회장(현 LS-니꼬동제련 회장)에 이어 사촌동생 구자열 LS그룹 회장(구평회 회장 장남)이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면서 빛을 발했다.
고인은 2009년 부인 고 최무 여사(2012년 작고)와 결혼 70주년을 맞았다. 장남 구자홍 회장은 “두 분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이러한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자녀들과 1인 당 3만 원 정도의 식사를 즐겼다. 고인은 재벌가로서는 다소 소박한 이 식사 모임을 ‘3만 냥 클럽’으로 이름 붙였다.
유족으로는 구자홍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근희 혜정 씨 등이 있다. 장례는 LS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2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11일 오전 9시 반, 장지 경기 광주 오포읍 매산리 광주공원묘원. 02-3010-2631.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