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부산경남취재본부
그런 그도 더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이라는 당직을 맡고서는 ‘정치꾼’ 냄새를 풍길 수밖에 없는 것일까. 최근 그가 낸 ‘보신을 위한 철새정치, 사라져야 한다’는 논평은 제목부터 품격 상실이다. 논평은 더민주당을 떠나 총선 직후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한 ‘옛 동지’ 손태화 창원시의원(59)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성명에서 “국민의당으로 가겠다면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 불과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 당 저 당 기웃거리는 모습이 5선의 중진 의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벼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누리당 복당 신청은 철새정치의 전형이며 배신의 정치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한발 더 나아갔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등에서 3선, 이후 민주당에서 2선을 한 손 의원의 행보와 정체성도 문제는 있다. 하지만 더민주당의 손 의원 홀대가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의원은 “여러 번 ‘역할을 달라’고 했으나 위원장 자리는 자기들끼리 나눠 갖고 나중에야 특별위원장 직함을 만들어 주더라”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성골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내 찬밥 신세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지금의 새누리당은 ‘볕이 잘 드는 집’이 아니다. 당장은 미래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더민주당이 더 잘나간다. 손 의원이 양지만을 좇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복당이 성사될지도 미지수다. 더민주당 쪽에서 “홧김에 탈당까지 하느냐”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홧김에 창당도 하지 않던가.
우리 정치판에서 철새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려면 여당인 새누리당도, 제1야당이자 국회 제1당이 된 더민주당도, 수권정당을 자임하는 국민의당도 함께 변해야 한다. 철학과 무관하게 변절 정치인을 끌어들여 몸집만 불리려는 나쁜 습성부터 근절해야 한다.
선배들은 그렇다 쳐도 전도양양한 김 의원이 총선 승리에 들떠 남의 티끌은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게 나도 크고 당도 지키는 길이다. 과거 답습은 퇴보이며 곧 패배와 맞닥뜨린다.
강정훈 부산경남 취재본부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