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고베의 아식스 스포츠 공학연구소를 찾은 이다슬(왼쪽)과 안슬기가 발 계측 후 8월 리우올림픽에서 신을 운동화를 고르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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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식스 스포츠공학연구소를 찾은 한국 육상 스타들
한치 오차없는 수제화 제작
종목별 특성까지 적용 ‘감탄’
윤승현, 수제화 신고 기록 업
일본 효고현 고베에 위치한 아식스 스포츠공학연구소. 아식스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곳으로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살아 숨쉬는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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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스포츠공학 연구소에서는 60년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8년부터 육상 및 마라톤 선수들에게 경기력 향상을 위한 특수 제작 신발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의 신발을 만들기까지 인간의 특성, 재료(소재)와 구조, 각종 데이터 분석 그리고 생산 기술을 더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 육상의 기대주들이 들뜬 마음으로 아식스 스포츠 공학연구소에 들어섰다. 긴장된 듯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3층 측정실로 향했다.
수제화 제작은 1차와 2차로 나누어 진행된다. 1차는 발의 정밀분석이다.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올려놓고 앞뒤, 좌우, 높이와 발의 대각선 길이, 발등의 높이와 둘레 그리고 발가락의 길이와 둘레까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그 다음 3D 발 계측 장비를 이용해 선수들의 발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검사는 간단해보이지만, 무려 32개 세부항목을 측정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수제화를 제작하기 위해선 발의 길이와 발등의 높이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고베(일본 효고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60년 노하우 담아 완벽한 신발 제작
종목별 선수에 따른 특성도 수제화 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높이뛰기는 발의 뒤틀림을 잡아주고 높은 탄력을 줘야 하기에 외피는 단단하게, 내부는 소프트한 소재를 사용한다. 반면 마라톤은 1g과 싸운다. 가벼우면서도 42.195km 동안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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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째 아식스 스포츠 공학연구소를 찾은 윤승현의 발은 1년 사이 약간 변화가 생겼다. 작년엔 왼발의 길이는 284mm, 오른발 286.5mm로 다르게 측정돼 신발의 크기를 양쪽 다르게 신었다. 올해는 양발 모두 284mm로 같게 나왔다. 발의 길이가 운동량에 따라 변한 것.
윤승현은 수제화 덕을 톡톡히 봤다. 작년에 수제화를 신기 전, 최고기록은 226cm였다. 그러나 1년 만에 6cm(232cm)를 더 뛰어 리우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높이고 있다. 한국신기록까지는 2cm(이진택 234cm) 남았다. 윤승현은 새 운동화를 신고 리우에서 한국신기록을 깨고 메달을 목에 걸 꿈을 꾸고 있다.
안슬기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측정 후 추천받은 운동화는 실제 발 사이즈보다 10mm가 더 큰 제품이다. 처음에 신었을 때는 헐렁한 느낌에 주저했다. 추천 운동화를 신고 걷고 뛰어봤지만, 어색함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2시간 이상 뛰어야 하는 마라톤의 특성상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은 피로감을 높이고 그로 인해 경기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슬기는 고민 끝에 두 가지를 선택했다. 평소처럼 발에 딱 맞는 제품 한 켤레와 추천제품 두 켤레를 골랐다.
1차 정밀분석 후 추천 제품 선택이 마무리되면, 2차로 색상과 소재 등을 고른다. 선수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은 제각각이다. 윤승현은 미리 생각해온 듯 외피는 빨간색, 로고와 끈은 검은색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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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식 아식스코리아 차장은 “우리의 육상선수들이 수제화를 신고 리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아식스스포츠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선수 지원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작게나마 힘을 더 하겠다”고 말했다.
고베(일본 효고현)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