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바바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시뮬레이션게임 '거지키우기'는 겉으로만 봤을 때 얕잡아 보기 쉽다. 퀄리티 측면에서 쉽게 칭찬하기 어려운 조촐한 게임 삽화, 화면을 터치하거나 방치해 돈을 모으는 것이 전부인 게임 시스템 등 특별한 구석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단기간에 구글플레이에서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15년 화제의 인디게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금일(27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 2016에서 마나바바의 이동수 디렉터는 '거지 키우기'의 기획과 설계, 개발과 운영 등 서비스 전체 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NDC2016 거지키우기 발표 현장 (출처=게임동아)
이동수 디렉터는 식사 중 거지가 돈을 편하게 벌면 재미있겠다는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거지키우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시스템은 게임을 방치하거나 화면을 터치하는 이른바 '클리커류' 방식을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마나바바의 문정훈 대표의 지시로 '클리커류'의 재미 요소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당시 사정도 들을 수 있었다.
광고 로드중
NDC2016 거지키우기 발표 현장 (출처=게임동아)
아울러 이동수 디렉터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완벽한 밸런스와 시나리오 등을 추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것은 프로의 세계이며, 인디게임에서 시도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게이머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면 좋은 게임의 조건을 갖춘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생각 역시 '거지키우기'의 성공에서 비롯됐다. 저퀄리티 그래픽, 깡통에 동전이 부딪치는 소리뿐인 효과음, 쪽대본 시나리오 등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면 '거지키우기'는 상용 게임과 경쟁조차 성립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가 즐기고, 간편한 조작 방법과 플레이 패턴을 비롯해 익살스러운 카툰 형식의 스토리로 사랑받으며 '좋은 게임'으로 거듭났다는 것이 이동수 디렉터의 설명이었다.
NDC2016 거지키우기 발표 현장 (출처=게임동아)
마지막으로 이동수 디렉터는 "만드는 이가 즐거워야 게이머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게이머 모두 치열하되 유쾌한 시절을 보내기를 바란다"라고 발표를 마쳤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원회 기자 justin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