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범용품목 TPA 수입대신 자급 공급과잉 국내업체, 감산-생산중단… “中 한국 진출땐 업체 문닫을 수도”
TP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범용 화학제품. 중국 현지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대표적인 공급 과잉 품목이 되어 버렸다.
13일 한국석유화학협회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에 수출한 TPA는 32만 t으로 2010년(309만 t)에 비해 89.6% 감소했다. 수출물량이 5년 사이에 10분의 1 토막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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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TPA 자급률은 100%에 육박한다. 한국의 TPA 수출량은 지난해 231만4000t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3.8%로 급락했다.
대(對)중국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화학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종합화학은 TPA 생산량을 연 200만 t에서 160만 t으로 줄였다. 중국에 수출하는 TPA 물량은 거의 없어진 상태다. SK유화도 한때 TPA를 연 52만 t 생산하면서 생산량 60% 가까이를 중국에 수출했던 울산공장의 가동을 2014년부터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2014년부터 TPA 수출을 중단했다. 연산 110만 t 규모였던 TPA 생산라인 중 일부는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라인(연산 50만 t)으로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TPA 60만 t을 생산하지만 모두 자체 화학제품 생산용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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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석유화학과 한화종합화학은 중국시장이 막히자 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사업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 수출물량이 늘고 있지만 다시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또다시 공급 과잉이 올 수 있기에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TPA를 비롯한 범용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중국발 리스크가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의 전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은 2010년 64.9%에서 지난해 80.1%로 높아졌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화학제품 최대 수요처에서 최대 수출국으로 변하고 있다”며 “중국 자체 생산 물량이 넘치면 철강처럼 한국 시장에 진출해 국내 업체들이 문을 닫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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