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가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채권단 “회생까진 아직 갈길 멀어”
1조 원대의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상선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단 등의 예상가(6500억 원 안팎)보다 두둑한 자금을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자금 사정에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회생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1일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매각 대금은 모두 산업은행과 협의해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빌린 3600억여 원부터 상환하고 나머지 6000억 원 정도를 현대상선 운영에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채권단 관계자 역시 “매각대금이 일찍 들어오더라도 그 돈은 당장 만기가 돌아올 빚을 갚는 게 아니라 회사운영 정상화에 먼저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7일과 7월 7일 각각 만기가 되는 사채권자의 채무(총 3200억 원)를 갚는 데는 이번 매각 대금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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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관계자는 “고통 분담을 하지 않으면 채권단의 지원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알려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