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싸고 친박-비박 충돌 가열… “김무성 사퇴를” “공관위 해체를” 심야 최고위 회의서도 결론못내
이 와중에 여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면서 누군가를 향해 짐짓 여유를 보이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공천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충돌하면서 한 차례 정회했다 밤늦게 재개됐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는 18일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을 대거 탈락시킨 ‘3·15공천’ 결과 수용을 거부한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공천 작업을 이틀째 중단했다. 김 대표는 사과 요구를 일축해 ‘공천 표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김 대표와 친박계 지도부가 ‘사생결단’식으로 충돌했다. 김 대표는 “공관위와 충돌하면 (대표도) 사퇴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친박계의 압박에 “사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표가 “이럴 거면 공관위원을 다시 뽑자”고 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를 해체하자”고 맞불을 놓았다고 한다. 이날 최고위는 심야 회동까지 했지만 공관위 파행 책임과 ‘비박계 학살’, 유승민 전 원내대표 공천 여부를 두고 또다시 충돌하면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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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공천이 계파 간 ‘끝장 대결’로 번진 데는 ‘친박 패권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총선 뒤 당권과 대권,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를 겨냥한 친박계의 정치세력화 시도가 무리수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4년마다 되풀이된 정치보복이 더욱 노골화되면서 ‘한국 정치의 퇴행’이란 비판도 있다.
공관위 파행 중에 이 공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니 당의 상황을 신경 써야 한다. (유 전 원내대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불출마를 압박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차라리 나를 잘라라”란 태도로 맞서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공천 파동에 “이런 여당 밑에서 2년이나 더 살아야 하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