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통 둘러싼 오해와 진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제대혈의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가족 및 기증 제대혈은 의학적 활용가치가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제대혈 활용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봤다.
A. 현재 법적으로 인정되는 제대혈 은행 방식은 △출산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업체에 보관했다가 개인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가족 제대혈 △무상으로 공공에 기증하는 기증 제대혈 등 2가지다. 이번에 불법 시술 문제를 일으킨 제대혈 은행들은 공유 제대혈 형태다. 개인이 업체에 제대혈을 맡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유권이 개인이 아닌 회사로 이전되는 방식이다.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는 내 제대혈이 다른 사람에게 쓰일 수 있고, 정작 필요할 때는 타인의 제대혈을 제공받을 가능성도 생긴다. 이 같은 제대혈 불법 유출 및 사용 우려 때문에 2011년 제대혈 관리법 시행 이후 공유 제대혈은 운영이 금지되고 있다.
Q. 불법 시술은 왜 끊이지 않는가.
A. 일부 업체가 2011년 법 시행 이후에도 제대혈을 폐기하지 않고, 이를 불법으로라도 활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적발된 A업체는 지난해 “계약 기간이 만료된 제대혈을 폐기하지 않겠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각하된 바 있다. A업체는 제대혈 1유닛을 100만∼200만 원에 불법 유통시켰고, 이는 일선 병원에서 노화 방지용 주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유 제대혈이 영리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법원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라며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족 및 기증 제대혈까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Q. 일반 제대혈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A. 제대혈 줄기세포를 활용한 시술은 난치성 질환 등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만 허용되고 있다. 미용, 성형, 노화방지를 위한 시술은 불법 행위이므로 받지 말아야 한다. 신꽃시계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현재 합법인 가족 및 기증 제대혈도 정부가 주기적으로 현황과 활용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며 “어떤 질환에 어떤 제대혈 형태가 더 효능이 있는지를 더 면밀히 검토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제대혈이란?▼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