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파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미네소타 박병호(30)다. 한국의 홈런왕 출신이 미국 무대를 밟은 첫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3일 플로리다 그레이프프루트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보스턴의 스프링트레이닝 홈 포트마이어스의 제트블루 파크 원정경기.
이 구장의 공식명칭은 제트블루 파크 앳 펜웨이 사우스다.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와 펜스길이, 좌측의 그린몬스터 등을 본 떠 똑같이 만들어졌다. 관중석의 규모만 다를 뿐이다. 2012년 3월에 개장한 신축구장이다. 이날 보스턴의 홈 데뷔전에는 1만17명이 입장했다.
박병호는 경기 전 프리배팅에서 ‘그린몬스터’를 훌쩍 넘기며 장외홈런을 날리는 등 파워배팅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작 6번 지명타자로 나선 정규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3K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박병호의 데뷔전은 폴 몰리터 감독의 경기 후 “약간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는 지적에서 드러났듯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서는 구단이 꾸준히 지켜보고 영입한 선수다. 공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자다”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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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로 박병호와 인연이 깊은 김용달 전 LG 타격코치는 “투수의 투구에 밀리거나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데뷔전이라고 생각했는지 들떠 있는 표정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플로리다 캠프지를 방문 중인 김용달 전 코치는 박병호의 3타석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병호는 5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의 데뷔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했고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였다. 기록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의 출전 여부는 감독님이 결정할 일이다”고 말했다.
전날 김현수와 박병호의 데뷔전을 지켜본 김용달 전 타격코치는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면서 타석에 들어선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김현수가 말한 것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볼은 무브먼트가 심하다는데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특급투수들이나 무브먼트가 좋다. 다 그런 투수들이 아니다. 평소처럼 타격 밸런스만 유지하면 충분히 이곳에서 통할 수 있는 타자들이다“고 분석했다.
박병호는 4일 홈 포트마이어스 하먼드 스타디움에서 첫 야간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원정에는 팀의 간판 조 마우어 등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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