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하듯이 엄마를 업어 보니/너무 가벼워 참을 수 없는 눈물/세 걸음 걷지 못해 ―이시카와 타쿠보쿠 시선(이시카와 타쿠보쿠·민음사·2014년) 》
일본 시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일본 문인들의 얼굴이 들어간 광고판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그리고 여류 소설가인 히구치 이치요가 대표적인데, 이들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가 일본의 국민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다.
이시카와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민적 사랑을 받아 온 것은 생활 속에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기 쉬운 시어(詩語)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그의 시 중 ‘나를 사랑하는 노래’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몸이 쇠해 급기야 몸무게가 줄어든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잘 표현했다. 어머니를 업은 시인은 예전에 비해 가벼워진 어머니의 몸무게를 느끼며 급기야 눈물을 흘린다. 어머니의 노쇠함은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 한평생을 희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실제 삶은 어땠을까. 아사히신문사 등에서 교정 일을 하며 평생 가난한 삶을 살았던 그는 어머니가 1912년 3월 폐결핵으로 사망하고 한 달 뒤 자신도 역시 폐결핵으로 요절했다. 당시 나이 26세. 비록 시인은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어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생명을 얻어 되살아나고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