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성현을 위해…” 똘똘뭉친 KGC 기선제압

입력 | 2016-02-26 03:00:00

6강 PO 첫 경기 삼성 96-71 대파
도박징계 후 올시즌 첫 출전… 이정현과 역할분담 16득점 올려
김승기 감독 벤치 지략대결 승리… 용병 듀오 리틀-로드 42점 합작




“비켜” KGC 찰스 로드(가운데)가 2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선수들의 이중 수비를 뚫고 골밑 슛을하고 있다. KGC는 더블더블(20득점, 10리바운드)을 기록한 로드와 마리오 리틀(22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96-71로 25점 차 대승을 거뒀다. KBL 제공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이다.

감독 데뷔 첫해 팀을 3시즌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시킨 김승기 KGC 감독은 PO 개막 이틀 전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부터 “전성현의 슛이 터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로 정규리그 54경기를 통째로 뛰지 못했다.

상대인 삼성 이상민 감독은 2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PO(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전성현은 데뷔 3년밖에 안 된 데다 이번 시즌 경기 경험이 없다. 주전 슈터 이정현 대신 그가 나오면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예상과 달리 KGC 선발 명단에는 이정현과 전성현이 모두 포함됐다. 김 감독은 경기 직전에야 “전성현을 강조해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전술은 성공했다. 정규리그 4위 KGC가 5위 삼성을 96-71로 대파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38차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 PO에 오른 것은 36차례(94.7%)나 된다.

전성현은 이날 팀의 첫 번째 슛을 던져 림도 맞히지 못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전성현에게 계속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줬다. 이날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주장 양희종을 비롯한 선배들은 출전 정지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전성현을 위해 라운드별 수당이 나올 때마다 십시일반 모아 그에게 전해 줬다.

1, 2쿼터에 2점씩 올린 전성현은 후반에 3점 슛 4개로만 12점을 추가했다. 전성현에게 수비가 쏠린 1쿼터에 9점을 넣었던 이정현도 이날 16득점으로 활약했다. 1쿼터를 22-19로 마친 KGC는 2쿼터부터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32-23으로 앞선 2쿼터 4분 25초를 남겨 놓았을 때부터는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은 채 10점을 잇달아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KGC는 마리오 리틀이 양 팀 최다인 22점을 올렸고 찰스 로드가 20득점(10리바운드)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생각했던 게 모두 적중했다. 이정현과 전성현의 공격도 좋았고 무엇보다 무릎이 아픈 오세근이 몸을 사리지 않고 수비를 잘해 줬다”고 기뻐했다. 전성현은 “첫 슛이 안 들어갔는데도 형들이 마음 놓고 쏘라고 해서 힘을 냈다. 수당을 나눠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정말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2차전은 27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6일에는 오리온과 동부가 6강 PO 1차전을 치른다.

안양=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