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결의 5개월만에 원점 복귀
경남의 거점 국립대학인 경상대(총장직무대행 정병훈) 총장 선출 방식이 다시 간선제로 돌아갔다. 지난해 9월 전체 교수 투표에서 총장 직선제를 결의했으나 시행도 해보지 못한 채 5개월 만에 원점으로 복귀한 것이다.
경상대는 “대학본부와 교수회(회장 안성진)의 합의에 따라 간선제 선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을 최근 공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에따라 경상대는 이달 중 10대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출할 계획이다.
총장 선출 방식은 간선제를 뼈대로 하되 ‘정책평가’라는 과정을 통해 교수와 직원으로 구성된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이다. 대학 관계자는 이를 ‘보완된 간선제’라고 말했다. 종전 간선제 규정이 48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지만 후보자의 정책평가가 소홀했던 점을 보완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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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위는 총장임용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해 제1, 2차 심의를 거친다. 1차에서는 총장후보자의 대학발전계획서, 업적 및 경력,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평가 결과를 종합해 2차 심의 대상자 3명을 선정한다. 2차에서는 제1차 심의 결과와 2차 정책평가 결과를 종합해 1, 2순위의 총장임용후보자를 뽑는다. 1, 2순위는 추천위에서 토론과 합의를 바탕으로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한다.
경상대 교수회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총장 직선제를 도입했는데도 대학본부가 의도적으로 선출 일정을 늦춘다”며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한동안 진통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15일 권순기 전 총장 임기가 끝났으나 새 총장을 선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돌고 돌아’ 간선제를 확정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