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생 안배해야 25% 지원”… “전국 단위 모집 조건으로 인가” 연수구-교육청 의견差 못좁혀
인천 연수구가 부담하기로 한 학교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한 채 3월 1일 개교하는 송도국제도시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시교육청 제공
“한국 최고의 과학예술영재학교를 만드는데 기초자치단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협의해 추경에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인천시교육청)
3월 1일 개교하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학교 운영비 부담을 놓고 시 교육청과 인천 연수구의 상반된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에 개교하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학교 운영비 7억3800만 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 학교 1년 운영비 29억8000만 원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액수다. 학교 운영비는 대부분 박사급 이상 강사를 초청해 실험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등 교육과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
그러나 민선 6기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취임하면서 태도가 달라졌다. 재정난과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운영비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정원에 지역 쿼터제를 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모집 인원 중 일정 비율을 연수구 거주 학생으로 뽑아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측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기로 결정해 교육부의 학교 설립 인가를 받은 것”이라며 “인천의 특정 지역 학생 배정 등 쿼터를 요구했다면 학교 설립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사례를 보더라도 기초자치단체에서 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준 사례가 없다. 지역 학생에 대한 안배 없이는 연수구 분담금 25%를 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 내 일반 학교가 벤치마킹해 인천의 교육력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시 교육청이 458억 원을 들여 지은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교사동과 기숙사, 융합관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학생기록물 평가와 영재성 검사, 융합 역량 다면평가를 통해 신입생 77명을 선발했다. 이 중 인천 출신 학생은 13명이며 서울 출신이 가장 많다. 학년당 5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가 16명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