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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전국 PC방 컴퓨터 60%를 ‘좀비’로 만든 사이버 타짜

입력 | 2016-01-18 03:00:00

명문대 중퇴 30대, 악성코드 제작… 47만대에 유포, 상대 ‘패’보며 도박
4년간 40억 수입… 사기조직 인수도




4년간 전국 PC방 7459곳, 컴퓨터 47만 대를 ‘좀비 PC’로 만들어 인터넷 사기도박을 벌인 ‘사이버 타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이버 타짜 조직 총책이자 악성코드 개발자인 이모 씨(36) 등 2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전국 PC방 컴퓨터 77만 대 중 60%가 넘는 47만 대에 악성코드를 심었다. 이는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당시 피해를 본 27만 대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사립명문대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한 이 씨는 2012년 1월 정보기술(IT) 벤처사업가 양모 씨(35)의 지시로 악성코드를 제작했다. 이 씨는 과거 양 씨로부터 8억 원을 투자받아 벌인 사업이 망해 그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이 씨가 제작한 악성코드가 심어지면 도박사이트 이용자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 중계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곧이어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를 5억 원에 인수하고 PC방 컴퓨터 42만 대에 업데이트 때마다 악성코드를 심었다. 다른 관리업체에 악성코드 유포 프로그램을 몰래 납품해 5만 대를 좀비 PC로 만들기도 했다.

인천에 마련한 작업장에선 도박꾼들이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보면서 사기도박을 벌였다. 확인된 범죄 수익만 4년간 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수입이 늘어나자 양 씨에게 돈을 주고 조직을 인수했다. 경찰은 “악성코드가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 않아 백신프로그램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양 씨를 추적하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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