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타이머와 자동폭발장치를 부착한 대형 비닐 풍선을 이용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전단 수만 장을 12일 밤부터 며칠째 남쪽으로 보내고 있다. 북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도 청와대와 외교부 등의 명의로 공공기관 관계자들에게 유포됐다. 북이 2009년과 2013년 2, 3차 핵실험 직후 대남 사이버 테러를 감행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발견된 북의 전단은 조잡하게 제작됐다. 이런 전단은 자유민주주의 개방체제의 대한민국에선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군이 보란 듯이 무인기와 전단을 실은 풍선으로 북이 우리 영공을 마구 휘젓고 있다는 점이다. 전단 대신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실어 보냈다면 서울 도심과 수도권이 아수라장이 됐을 것이다.
정부는 작년 8월 지뢰 및 포격 도발을 주도한 북한군 2군단이 대남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북 전단 살포로 맞대응할 경우 정전협정 위반 소지가 있어 고심하고 있다니 한숨이 나온다. 그렇다면 북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도발해도 눈 뜨고 당해야 한다는 말인가. 북이 포격 도발을 하면 그 몇 배로 대응 포격을 하면서 북의 전단 살포에는 대응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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