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깜짝 핵실험으로 본 궁금증
○ ‘머플러 효과’로 지진파 강도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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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을 숨길 목적으로 지하에 판 구덩이에서 폭발을 일으킬 경우에는 ‘머플러 효과’에 의해 지진파의 강도가 약해진다. 제일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머플러 효과는 자동차 머플러가 배기 음을 줄여주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머플러 효과를 이용할 경우 핵실험으로 발생하는 지진파의 크기를 이론적으로 수십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실제 측정되는 지진 규모를 최대 1.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술로는 1kt 위력의 원자폭탄이 폭발할 경우 10번 중 9번은 감지할 수 있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에서 1kt 이하의 원자폭탄을 사용했고, 이후 2차(3∼4kt)와 3차(7.9kt)에서는 이보다 위력이 컸다. 전문가들은 “1kt 위력의 원자폭탄 실험은 이보다 큰 원자폭탄 개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6∼7kt 원자탄 터지면 30.5∼32m 공동 생겨
지하 핵실험의 징후는 지상에서도 나타난다. 핵실험이 진행되는 깊이에 따라 크기는 다르지만 분화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표면이나 얕은 지하에서 폭발한다면 넓은 분화구가 생기며, 더 깊은 곳에서는 호수 형태의 분화구가 발생한다. 핵폭발이 바깥으로 새나오지 않을 만큼 깊은 곳에서 실험할 경우 지표면이 내려앉는 수준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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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산사태가 나는 등 지형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하지만 해당 지역 영상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놔야 핵실험으로 생긴 지형 변화를 알 수 있다”며 “지하에서 은밀하게 수행하는 핵실험은 광학위성으로 관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수소폭탄 터졌다면 공기 중에서 헬륨 나와야
핵실험을 하고 나면 공기 중에도 흔적이 남는다. 핵실험에서 생긴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이 터질 경우 제논(Xe)이 공기 중에 남는다. 제논은 핵실험 중 발생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핵실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물질로 꼽힌다. 또 공기 중 제논 비율에 따라 핵실험 원료가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 판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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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장대로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면 공기 중에서 삼중수소가 결합한 헬륨이 검출돼야 한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기체 상태의 헬륨은 매우 가벼워서 공기 중에 쉽게 날아가 버리는 만큼 포집이 힘들다”며 “보통 수소폭탄이라고 하면 폭발력이 Mt급으로 강해 폭발력만으로도 추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