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안방극장에 원작 드라마 바람이 분다. 내년 각 방송사들이 소설, 웹툰 등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내놓는다. 사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1월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치즈 인 더 트랩’의 출연진 모습. 동아닷컴DB
■ 2016년 새해 안방극장 트렌드로
‘장미 전쟁’-중국소설 원작 중국드라마
‘국수의 신’ ‘굿바이 미스터 블랙’-만화
‘돌아와요 아저씨’-일본소설 원작으로
KBS 2TV ‘장미 전쟁’ ‘국수의 신’,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운빨 로맨스’, SBS ‘돌아와요 아저씨’ 그리고 tvN ‘치즈 인 더 트랩’….
3월 방송 예정인 ‘장미 전쟁’은 30만부 이상 팔린 중국소설 ‘중국식이혼’을 드라마화한 중국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 동명의 중국 드라마는 2013년 베이징TV에서 방송돼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방송하는 ‘국수의 신’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박인권과 황미나의 동명 만화를, ‘돌아와요 아저씨’도 일본 소설 ‘츠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올해 방송한 SBS ‘하이드 지킬, 나’ ‘심야식당’ MBC ‘밤을 걷는 선비’, tvN ‘구여친클럽’ 등 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내세운 작품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이미 낯익은 스토리와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취향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2014년 케이블채널 tvN의 ‘미생’의 경우는 오히려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원천 콘텐츠를 활용한 드라마 제작은 왜 계속되는 것일까. 게다가 유명 원작일수록 판권료는 치솟게 마련인 상황이다.
여전히 원작의 ‘힘’을 버릴 수 없다고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미 많은 대중의 시선을 끌어들이며 검증받은 이야기인 만큼 이를 드라마화할 경우 실패의 위험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작자와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재료는 없다. 이는 소재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과 신인작가 발굴 등에 힘쓰지 않은 채 원작의 성공에만 기댄 안일한 제작방식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또 실패 확률도 적지 않다. 원작과 고스란히 비교되기 때문이다. 훌륭한 ‘재료’를 토대로 원작의 맛을 제대로 잘 살릴 수 있는지, 이를 원작과는 다른 신선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패가 엇갈린다.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 소설이나 드라마를 원작으로 내세운다면 한국적 정서까지 담아야 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