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사진제공|MBC
개연성 없이 김순옥 작가 전작 재활용
‘막장의 대명사’ 임성한 작가와 비교도
매주 화제를 몰고 다니는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성난 눈빛으로 변한 시청자의 비판적인 시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초반 시청자를 속 시원하게 하는 일명 ‘사이다 전개’로 관심을 끌었지만, 개연성 없고 엉성한 내용이 늘어나면서 실소까지 자아내고 있다. 심지어 ‘막장의 대명사’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와 비교하는 시선도 나온다.
‘내 딸 금사월’(금사월)은 ‘왔다! 장보리’ ‘다섯손가락’ ‘천사의 유혹’ ‘아내의 유혹’ 등을 쓴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 전작에 흔히 ‘막장’의 요소로 꼽히는 불륜과 출생의 비밀을 빠짐없이 담았던 김 작가는 이번에도 어김이 없다. 하지만 ‘금사월’은 선과 악의 캐릭터가 더욱 극명하게 나뉘어 이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줬다. 또 1회부터 19일 방송한 31회까지 박원숙·손창민·전인화 등이 완벽한 연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며 이는 자연스레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막장’ 논란을 모은 김 작가의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의 비판을 사고 있다. 20일 방송분에선 대기업 건설회사 회장인 손창민(사진)이 회사 창립기념 행사장에서 자신의 악행을 들키는 장면은 6년 전 ‘천사의 유혹’에서 주인공 이소연이 인생 최고의 결혼식 날 몰락하는 에피소드를 재활용한 듯, 시청자의 비웃음을 사며 반감만 높였다. 또 극중 부녀인 이정길과 전인화가 도망치다 산속을 뒹구는 장면은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와 김서형이 연출한 ‘죽음의 언덕’이라는 이름의 영상으로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연히 감동은 찾기 어렵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