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高 출신들, 국내서 취업후 해외 파견교육 프로그램 호평
스위스 로트크로이츠의 로슈진단 본사 회의실에서 황준봉 씨가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 교육을 받고 있다. 황 씨 등 마이스터고 출신 20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성공모델 지원사업’에 따라 스위스 기업의 한국지사에 입사한 뒤 본사에 파견돼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전문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한 씨가 취업과 동시에 스위스 현지 직업교육 이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산업기술인력 성공모델 지원사업’ 덕분이다. 해외의 우수 직업교육시스템을 활용해 글로벌 기술 인력을 육성하고 성공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22일 KIAT에 따르면 ‘산업기술인력 성공모델 지원사업’은 해외 기업의 국내지사가 고졸인력을 채용해 해외 본사와 연계된 커리큘럼에 따라 훈련하고 전문기술인력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주한 스위스대사관, 스위스엔지니어링협회(SWISSMEM) 등과 협업해 스위스의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장 중심의 도제식 직업훈련인 스위스 중등직업교육(VET) 과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VET는 고등학생 또래의 청소년들이 직업학교에 다니며 일주일에 1, 2일은 학교 수업을 받고, 3, 4일은 기업에 가서 실무교육을 받는 형태다. 현재 스위스의 5만8000개 기업이 약 8만 개의 실습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교육에 그치지 않고 바로 채용으로 이어져 직업교육훈련이 고용창출과 연계되고 있다.
KIAT 관계자는 “스위스의 교육제도는 낮은 청년실업률, 높은 제조업 경쟁력의 기반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학교에서 기업이 원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기업들도 주도적으로 기술인재를 육성하는 데 소홀한 한국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올해 지원사업 참여기업과 훈련생들에 대한 교육훈련 운영지원과 교육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1기 훈련생이 국내에 복귀하는 내년에는 해외 직업교육 프로그램의 벤치마킹을 통해 한국 기업의 실정에 맞춰 재설계한 한국형 VET 커리큘럼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