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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야스쿠니 폭발 용의자, 한국인 가능성”

입력 | 2015-12-04 03:00:00

“CCTV 속 남성 사건 직후 한국행… 범행 사용한 건전지에 한글 표기”
외교당국 “日정부 공식통보 없어”




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東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지난달 23일 폭탄 테러를 시도한 범인이 한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3일 일제히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검은 옷의 수상한 남성이 한국인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배낭을 메고 안경을 쓴 이 남성은 사건 발생 직전 쇼핑백을 들고 남문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쇼핑백 없이 나왔으며 이후 화장실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이 CCTV를 추적해 용의자가 걸어서 인근 호텔로 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호텔을 덮쳤으나 그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간 후였다. 지지통신은 “이 남성은 20대 후반으로 사건 며칠 전 입국해 사건 당일 오후에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폭발에 사용된 건전지가 한국산”이라고 전했다. 사건 당일 오전 10시경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 천장에 가로세로 약 30cm의 사각형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금속형 파이프 4개를 수거했다. 바닥에는 기판과 도선 및 디지털 타이머가 있었고 한글이 표기된 건전지와 전지 케이스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범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범죄자 인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반론을 전제로 “수사 공조 요청을 포함해 법과 증거에 따라 적절히 조사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일본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일본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사건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경찰청 관계자는 “일본 경시청 책임자와의 통화에서 ‘왜 이런 기사가 났는지 당황스럽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주일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사 결과에 따라 일본 내 반한(反韓) 감정이 악화되면서 한일 관계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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